부산 지역 미분양 아파트가 5,994가구로 집계되었다. 이는 6월 말 5,205가구 대비 약 15.1% 증가
by 매일뉴스 실시간2025.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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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부산시와 부동산 전문 플랫폼 ‘부동산 지인’의 발표에 따르면, 2024년 7월 15일 기준 부산 지역 미분양 아파트가 5,994가구로 집계되었다. 이는 6월 말 5,205가구 대비 약 15.1% 증가한 수치로, 지난 5월 5,496가구에 이어 석 달 연속 5,000가구를 상회하며 2013년 4월(6,131가구)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 이른바 ‘악성 미분양’은 1,389가구로, 6월 말 1,402가구 대비 소폭(13가구) 줄었으나 여전히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신규 분양 단지에서 미분양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7월 말 기준으로 6,000가구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부산 부동산 시장의 현황과 전망을 경제 전문가의 시각에서 분석해 보았다.
미분양 아파트 증가의 배경
부산의 미분양 아파트 증가 요인은 복합적이다. 첫째, 고금리와 대출 규제로 인해 실수요자의 구매력이 약화되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했고, 이는 소비자들의 주택 매수 심리를 위축시켰다. 둘째, 과도한 공급이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부산은 대규모 재개발 및 신규 아파트 분양이 활발히 이루어졌으나,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미분양이 쌓였다. 셋째,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며 소규모 단지와 외곽 지역 아파트가 외면받고 있다. 예를 들어, 남구(1,241가구)와 기장군(814가구) 등 특정 지역에서 미분양이 집중되고 있으며, 이는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 선호 현상과 맞물려 있다.
부산 미분양 아파트 현황 표
항목 5월6월7월 15일비고
총 미분양 아파트 (가구)
5,496
5,205
5,994
11년 만에 최고치 (2013년 4월 이후)
증가율 (%)
-
-5.3%
+15.1%
6월 대비 7월 증가폭 큼
준공 후 미분양 (가구)
-
1,402
1,389
소폭 감소 (-13가구)
건설사의 대응: 미분양 할인과 공동구매 준비
미분양 해소를 위해 건설사들은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부 건설사는 분양가 할인과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며 수요를 자극하려 한다. 예를 들어, 동구 범일동의 ‘블랑써밋’은 계약 파기 시 계약금 환불을 보장하는 ‘안심보장제’를 도입해 계약률을 30%에서 6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또한 계약금 5%, 중도금 무이자, 가전제품 무상 제공 등 조건을 내걸며 소비자 부담을 줄였다. 더불어, ‘공동구매’라는 새로운 방식도 대두되고 있다. 이는 다수의 수요자가 모여 미분양 물량을 일괄 매입, 추가 할인을 받는 형태로, 건설사 입장에서는 재고를 빠르게 소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할인 혜택이 크더라도 주변 시세와의 조화가 중요하며, 금융 부담은 여전히 소비자에게 남는다”고 지적한다.
건설사 부도 증가 우려
미분양이 장기화되면서 건설업계의 경영난도 심화되고 있다. 특히 중소형 건설사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상환 압박과 높은 금융비용으로 인해 부도 위험이 커지고 있다. 부산 지역에서 소규모 단지의 미분양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대형 건설사의 대단지 아파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만약 악성 미분양이 계속 쌓인다면, 일부 건설사의 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부동산 시장 전반에 충격을 줄 뿐 아니라,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구와 부산의 공통점: 급매물 증가와 시장 냉각
부산의 상황은 미분양의 ‘늪’으로 불리는 대구와 유사한 양상을 띠고 있다. 대구는 수년째 미분양 1위 지역으로, 2024년 4월 기준 9,667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부산 역시 대구처럼 신규 분양이 과잉 공급되며 청약 미달과 급매물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 남구 문현동의 ‘롯데캐슬 인피니엘’은 1순위 청약에서 221가구 모집에 52가구가 미달되며 선착순 분양으로 전환되었다. 대구와 부산 모두 급매물이 시장에 쏟아지며 매매가와 전세가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부동산 시장의 추가적인 냉각을 예고한다.
경제 전문가의 부동산 전망
경제 전문가들은 부산 부동산 시장의 단기 회복 가능성을 낮게 본다. 동아대 부동산학과 강정규 교수는 “건설사들의 분양가 조정은 시장 침체와 경영난 타개를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라며, “금리 인하와 같은 긍정적 신호가 있지만, 실수요 회복 없이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동부산권 등 일부 지역에서 분양가가 상승할 여지는 있으나, 전체 시장 회복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반면,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가 맞물린다면 중장기적으로 반등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조정대상지역 해제와 같은 정책이 실효성을 발휘한다면 매수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는 낙관론도 존재한다.
신중한 접근 필요
부산의 미분양 아파트 증가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지역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거시경제적 요인이 얽힌 결과다. 건설사들은 할인과 공동구매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미분양 아파트가 저렴하다고 해서 무조건 매력적인 것은 아니다. 주변 시세, 입지 조건, 금융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부산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침체와 회복의 갈림길에서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의 선제적 대응과 시장의 자정 작용이 균형을 이룰 때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