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아파트 가격 하락과 폭락의 귀로에서 거래 절벽까지 대구의 아파틔 미래는 없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한 주택 250만호 공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택 인허가 절차와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통합심의' 대상을 민간사업으로 확대한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공급 대책 중 하나였던 '2·4 대책'으로 도입한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은 국회 법안 통과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8일 국토교통부와 주택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민간 정비사업에 통합심의를 적용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을 하반기에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할 예정이다. 통합심의는 개별적으로 진행해온 건축심의나 각종 영향평가를 한꺼번에 추진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현재 정비사업의 경우 공공재건축·재개발 등 공공이 개입한 사업에만 통합심의가 적용되고, 민간 정비사업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에 도심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 제도를 도입하면서 신통기획에 참여하는 민간 정비사업에 대해서도 건축·교통·환경영향평가를 한꺼번에 진행하는 통합심의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높은 교육열과 집값 때문에 대구의 대표 부촌으로 손꼽히는 '대구의 강남' 수성구가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통계적으로 봐도 미분양 수가 증가 추세고 심지어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마저 속출했다.
지난 5월 13일 동대구역에서 자동차로 20분 만에 도착한 수성구 파동 '더펜트하우스 수성'은 1년 반 전인 2020년 10월 준공(입주)이 이뤄졌다. 당시 분양가는 6억3200만~6억9950만원. 현재까지 실거래 신고 내역이 없지만 네이버부동산이 공개한 '확인매물'(집주인의 거래 의사 확인 후 등록) 자료에 따르면 140㎡(이하 전용면적) 시세가 7억8000만~8억5000만원 수준으로 분양가 대비 1억~2억원 안팎 올랐다.
지난 13일 더펜트하우스 수성 옆에서 본 모습. 비가 온 탓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단지는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었다. 도심형 타운하우스로 줄지어 있는 단독주택들은 고급빌라 느낌이 들었다. 분양 때부터 '배산임수형'을 강조했던 터라 수성못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단지와 이어져 있어 산책하기에도 좋아 보였다. 다만 가파른 언덕에 집이 있어 자차가 없다면 펜트하우스로 진입하기에 어려움이 따를 것 같아 교통편은 불편해 보였다.
아래로 조금 내려가면 아직 준공 전이지만 역시 미분양된 '수성레이크 우방아이유쉘'이 있다. 2024년 3월 입주 예정인 이 단지는 지난해 10월 분양해 전체 394가구 가운데 올 3월 기준 ▲59㎡(58가구·이하 미분양 수) ▲84㎡A(22가구) ▲84㎡B(127가구) ▲84㎡C(60가구)가 미계약분으로 남았다. 공사장 앞에는 '생존권을 파괴하고 주민들을 무시하는 우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수성레이크 우방아이유쉘'은 2024년 3월 준공 완료 예정이다. 현재 공사중으로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좌) '수성레이크 우방아이유쉘' 공사 현장 맞은편 빌라 앞에 '생존권을 파괴하고 주민들을 무시하는 우방을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적혀있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대구, 1년 새 미분양 43배 폭증
지난 13일 방문한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수성골드클래스더센텀' 아파트 정문에서 찍은 모습.
대구시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31일 기준 수성구는 준공 후 미분양 단지만 3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준공돼 입주 4년이 지난 '지산아이위시 네이처'는 40가구 이하 소규모 단지임에도 일부 물량이 주인을 못 찾았다. 이어 더펜트하우스 수성(143가구)과 지난해 12월 준공한 '수성 골드클래스 더센텀'(588가구)도 현재까지 미입주 상태다.
수성 골드클래스 더센텀은 미분양 가구 수가 84㎡ 3가구, 112㎡ 1가구로 지난 2월에 이어 줄지 않았다. 지산아이위시 네이처와 더펜트하우스 수성은 건설업체가 미분양 가구 수를 비공개 요청했다. 수성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에 기존 물량이 빠지지 않고 있고 신규 분양 단지도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그는 "요즘은 급매매·급전세 물량도 많이 나와 세입자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대구 인구 지난해 대비 1% 감소, 물량은 2배 증가
대구 전체로 확대해 보면 미분양 단지 수는 ▲중구 8곳 ▲동구 9곳(이하 준공 후 1곳) ▲남구 3곳(1곳) ▲북구 3곳(2곳) ▲수성구 7곳(3곳) ▲달서구 7곳 ▲달성군(1곳) 등이다.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준공 후 미분양은 말그대로 심각한 사업장으로 인식된다. 국내 아파트 분양사업 대부분이 선분양 시스템인 상황에 입주가 먼저 진행된 후 주변 상권과 교육 인프라가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준공 후 미분양은 인프라 발전을 저해하고 그 피해를 시공사와 입주자가 고스란히 떠안는다.
2000년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시행사들이 할인분양에 나서는가 하면 기존 입주자와 할인분양 입주자가 몸싸움을 벌이고 시공사에 환불 요구나 법적 소송은 물론 한 입주자가 분신한 사건은 사회에 충격을 줬다.
이후 남구로 이동했다. 남구 대명동에 '나나바루아' 아파트는 준공 후 미분양 단지다. 해당 아파트는 올 2월 16일 준공이 완료됐고 60가구 모집에 53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나나바루아는 대로변에 자리 잡아 편의점, 카페, 식당 등 편의시설을 누리기에는 좋아 보였고 지하철역 바로 앞에 있어 역까지 도보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올들어 전국 미분양 아파트 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대구의 경우 미분양 주택 수가 6572가구를 기록, 지난해 3월(153가구) 대비 42.9배 폭증했다. 이 같은 대구의 미분양 폭증 원인에 대해선 인구 대비 공급 물량이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구 남구에 준공된 나나바루아 아파트 전경.(좌) 나나바루아 아파트 1층에 상가와 아파트 잔여세대 분양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대구 인구현황에 따르면 올 4월 대구 총 인구 수는 237만8573명으로 전년동기(240만62965명)대비 2만7723명(1.15%) 감소했다. 대구 수성구는 올 4월 인구 수가 41만5694명으로 지난해(42만1840명)보다 6146명(1.46%)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 한해 대구에서 공급될 예정인 아파트는 2만5000여가구로 평년 수준인 1만2000가구의 두 배를 넘는다. 현장에선 이미 올해 미분양 아파트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업계 한 관계자는 "수성구의 경우 학군이 매우 좋은 지역임을 고려할 때 자녀 교육을 위해 입성하면서 수요가 증가했다가 다시 학군 수요가 감소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이유로는 "부동산 호황기에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매매가와 전세금 차액만 매수하는 갭투기 세력들이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있어 이로 인해 충격이 생긴 것으로도 보인다"고 덧붙였다.
분양가는 높아졌는데 대출 규제가 강화된 점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 100자문센터 부동산수석위원은 "현실적으로 대출 규제의 영향이 가장 큰 것 같다"며 "주택 매수심리가 많이 꺾인 상태인 데다 대구는 지난해부터 공급이 많아서 심지어 1군 브랜드 단지마저 미분양이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이 늘어났지만 실거래 건수는 되레 줄어들고 있다.새 정부가 세금을 줄이고 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내집마련 지원책을 추진해도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으로 매매 여건이 점점 악화되고 있어서다.무주택자 내집마련은 물론, 1주택자가 기존 집을 처분하고 이사하는 갈아타기까지 모두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 매물 대선 후 약 27% 증가...실거래 건수는 줄어.
지난 7일 아파트 실거래 빅데이터 아실(asil)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6만1223건으로 지난 대선 직전인 3개월 전보다 1만2915건(26.7%) 증가했다.
하지만 실거래 건수는 감소세가 뚜렷하다.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1194건으로 지난해 5월(4901건)의 1/4 수준에 그쳤다.올해 2월 아파트 매매 거래는 815건으로 2006년 통계 작성 후 처음으로 월 1000건 이하 거래량을 기록했다.
새 정부가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중과를 유예하면서 매도 의사를 밝힌 집주인은 늘었지만 이를 받아줄 수요자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일례로 3885가구 대단지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지난달 등록된 매매 거래가 2건에 불과했다.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기산일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거래량이 적었다는 게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 같은 현상은 아파트값 고점이란 인식이 확산되며 매수세가 꺾인 데다, 시중 금리가 올라 원리금과 이자 상환 부담도 급증한 영향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3년 전보다 월부담 70만원↑.
주택담보대출 5억원을 받은 경우 대출 시점에 따라 월 상환액이 큰 차이가 난다.3년 전 연 2.5% 금리에 30년 상환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다면 월 상환액이 198만원이었지만, 최근 5% 금리를 적용해 같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으면 월 상환액이 268만원으로 이전보다 70만원 가량 늘어난다.고정 생활비 지출을 고려하면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새 정부가 월 부담액을 낮추기 위해 40~50년 초장기론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금리상승 국면에선 큰 효과가 없고, 전체 이자 부담액은 급증하는 부작용도 있다.
만약 5억원을 5% 금리, 50년 상환 조건으로 대출한 경우 월 상환액은 227만으로 30년 상환 조건보다 약 40만원 줄지만, 갚아야 할 이자 총액은 4억6638만원에서 8억6242만원으로 4억원가량 늘어난다.
금리인상기 이후 시장 여건이 개선되면 주택을 팔고 이사를 가면서 새로운 금리조건으로 대출을 받으면 되지만 집값 하락 우려가 상존하는 현실에선 불확실성이 크다.
반면 매월 200만~250만원 가량 월세를 내는 것보다는 차라리 내집마련이 나은 선택이라는 반론도 있다.
이 문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갑론을박이 펼쳐진다.집값이 지금보다 낮아질 때를 기다려 신규 매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과 앞으로 전월셋값이 더 오르고 물가상승 등으로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실거주용 1주택은 서둘러 마련해야 손해보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맞선다.
패닉바잉 가능성 낮지만 내집마련 수요는 여전.
전문가들은 2019~2020년 집중적으로 나타난 2030세대의 이른바 패닉 바잉(공황 구매) 현상은 재현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그동안 아파트 시세가 많이 올랐고 생애최초 구입 등을 제외한 대출 규제 조치는 여전히 유효하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대에 육박한다"며"젊은 세대들이 추격 매수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월세값이 안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주택자의 내집마련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분석도 있다.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최근 원자재값 상승, 분양가상한제 개편으로 서울 시내에 공급될 아파트 분양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지만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9억원 이하로 공급될 경우 청약 경쟁률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며"추점제를 늘린다면 자금력이 되는 실수요자 유입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